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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미콘부 종강식: 17.5기 유일한 신입 PD, 차기 미콘부장이 되다!
- 영화인
- 조회 : 266
- 등록일 : 2024-12-14
안녕하세요.
영화인입니다.
아마 '영화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쓰는 마지막 세저리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사뭇 진지하죠? 하하.
오늘은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작성자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저는 학부 때 영화학을 전공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화는 캐릭터와 플롯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주인공이 필요합니다. 캐릭터죠.
그 캐릭터는 작가나 감독이 설정한 플롯 안에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플롯은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 혹은 틀을 의미합니다.
(이 플롯을 이해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교과서적인 예는 '도베르만 이야기'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에서 그 예가 등장했죠. )
그래서 저는 학부 때 항상 그 캐릭터와 플롯을 만드는데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가령, '철수는 왜 이렇게 행동할까?', '미희는 뭐를 좋아하지?' 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진다거나,
'a씬과 b씬 배치를 서로 바꿔야 내가 하려는 메세지가 잘 전달되려나?' 와 같은 것입니다.
모두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작업들입니다.
저는 영화의 이런 점이 좋았습니다.
사고 실험처럼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캐릭터와 플롯에 대한 생각들이
저를 걷게 만드는 동력이었습니다.
제가 이번 학기에 세저리안에서 PD로 있으며 배운 것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내가 다루려는 대상의 실체에 얼마나 접근했느냐'
인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에 제가 만난 인물들은 가상의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제 눈 앞에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접근 하기 위해 스스로 되묻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때론 물어보기도 하고, 관찰하고, 지켜봐야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이걸 잘했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땅에 발 붙인 이야기를 집중하기 위해
저는 세저리안에서 '영화인'의 아이덴티티를 조금은 내려놓으려합니다.
서문이 길었습니다.
미콘부 이번 학기 마지막 회식 이야기 시작합니다.
알 사람 다 아는 양꼬치 맛집 '연변 양꼬치'입니다.
가난한 대학원생은 회식 자리에서나 갈 수 있는 귀한 식당입니다.
박 쌤은 저와는 다른 테이블이라 모르시겠지만,
이 날 우리 테이블에서는 정말 많은 양의 양꼬치, 양갈비, 새우 등을 시켰답니다. 히히.
준영 님이 기획하고, 미콘부장님이신 은진 님이 실행한
12월 생일자 깜짝 생파 케이크입니다.
무려 '투썸' 케이크입니다. 은진 님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저는 저 케이크를 다시 보고 있자니,
길을 잘못 들어 제 차의 하부가 갈렸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케이크는 맛있었습니다.
정말 기뻐하는 용훈,
살짝 기뻐하는 진국,
기쁜건지 슬픈건지 모르겠는 진주,
그리고 선배들의 생일 케이크 준비로 바짝 쫄은 희우까지.
참 행복한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학기가 막학기인 준영 님은 미콘부와 함께라 즐거웠고, 행복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크리스마스라 모자까지 준비해오셨네요.
박 쌤 바라기 미콘부장님이십니다.
이 날 미콘부원들은 이번 학기 은진 님이 미콘부를 잘 이끌어 줬다고
모두들 입을 모아 칭찬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은진 님이 우나 안 우나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종강식에서 오열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안 우시더라고요. 하하. 까비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차기 미콘부장 선거...!
단일 후보지만, 깐깐한 검증 과정을 거쳤어야했는데요.
그래서 희우도 앞으로 미콘부장으로서 각오와 포부를 밝혔는데요.
강력한 미콘부가 되게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미콘부는 언제나 강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움찔했습니다.
왜 눈은 감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견발표를 하고 있는 희우를 보고
"진짜 정치인 같다" 라고 해
희우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총 인원 12명
찬성 9명
반대 3명
으로, 희우는 그렇게 차기 미콘부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반대한 사람들은 본인이 반대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제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
(농입니다)
2차는 또 알만한 사람은 안 다는
LP바 딜런으로 갔는데요.
미콘부는 사진 하나를 찍더라도,
평범하게 찍지 않습니다.
본투비 콘텐츠 제작자들입니다.
일품진로도 마셔주었는데요.
이렇게나 비싼 거를 먹어도 되나요?
라는 순진한 17.5기 유일무이 PD의 물음에
박쌤은
"거 그냥 마셔. 뭐."
라며 쿨하게 술잔에 따라주셨습니다.
제가 그냥 일품진로를 따라 마시려고 하자,
그걸 본 미콘부 NO2. 진주가
"그건 박 쌤만이 따를 수 있다"
라며 으름장을 내놓았습니다.
그 뒤로 저는 맥주만 마셨답니다.
그렇게 모두들 얼큰하게 취해 무사히 귀가를 했습니다.
모든 것을 '쿨'하게 회식을 진행해주신 박 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홀로 PD 입학한 제가 단비뉴스의 간부가 될 예정입니다.
다음 학기에 미콘부로 들어오실 분들과 함께 할 작업이 기대가 됩니다.
그 분들을 마주할 날을 기대하며.
오늘은 이만.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