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그 날 가을운동회에선 무슨일이? (2011. 10. 04.) -피구경기편
- 왕범준
- 조회 : 3200
- 등록일 : 2011-10-13
사본 -DSC_011111.jpg ( 649 kb)
DSC_0244.JPG ( 1,486 kb)
DSC_0246.JPG ( 1,454 kb)
불꽃남자.jpg ( 188 kb)
세저리 뉴스가 일주일 넘게 업데이트 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솔직히 말해 세저리기자 합격 후 "나 하나쯤이야.. 누군가 쓰겠지"라는 생각이 든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일주일... 계속되는 세저리뉴스의 침체를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솔직히 편집장님의 격려와 협박에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독자 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처음의 다짐을 잊고 살았던 저 자신을 이제야 반성해봅니다.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행동! 실천!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기자 천봉삼
(이번 글을 보고 과도한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세저리 뉴스의 침소봉대 정신을 독자 여러분들은 이해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아이처럼 뛰노는 세저리 식구들
개천절 하루 뒤인 10월 4일 세저리 학생들은 학교 근처 삼겹살집에서 든든히 점심을 먹고 족구장으로 향했다. 2학기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가을 체육대회라 그런지 만날 공부만 했던 세저리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가득했다. 청명한 가을 하늘하늘 아래 세저리 식구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처럼의 가을운동회를 신나게 즐겼다.
학생들은 서로 가위바위보를 하여 이긴 사람은 봉쌤팀, 진사람은 권쌤팀으로 가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봉쌤팀 남학생들의 운동력은 가히 권쌤팀의 사기를 주눅 시키기에 충분했다.
(참고 : 봉쌤팀 - 원석,동일,호근,지현,종헌 / 권쌤팀 - 천봉삼...동현...준석...승태...새찬...)
팀이 나누어진 뒤 봉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고 ACE승태군은 다 자기만 믿으라며 큰소리를 치며 팀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알고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 체육대회를 진행하면서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들의 활약은 정말이지 눈부셨다. 첫 번째 경기 짝피구는 프리메라리가 엘 클라시코를 연상시킬 정도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EPISODE 1 : 역전을 코앞에 두고 아쉽게 무릎 꿇은 권쌤팀
세저리 6:6 짝피구 규칙상 특이한 점은 여성이 남성을 보호한다는 것이다.(남자를 맞추면 아웃!) 남성은 여성파트너의 계속 잡고 있으면서 피해 다녀야 한다. 방심하다 파트너 여성의 옷자락을 놓친 다면 바로 실격이다. 짝이 정해지고 나자 남성들은 여성들의 옷고리를 잡고 경기한다는 것이 무안한 듯 연신 쑥스러운 소년의 얼굴을 띄우면서 신체접촉 하길 주저했다. (반면 교수님들은 회춘을 하신 듯 경기 내내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는 증언이 들린다) 그러나 시합이 시작되자 남학생들은 파트너 여성을 방패삼아 마치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경기에 몰입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봉쌤팀의 우세가 이어졌다. 봉쌤팀의 오복성 패스에 권쌤팀 남자들을 허둥지둥하기 바빴다. 특히 봉쌤 판타스틱4(봉쌤, 제쌤, 원석군, 동일군)의 위력앞에 권쌤팀의 남자들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갔다. 봉쌤은 평소 근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장난기 많은 사춘기 학생처럼 특유의 기합을 내지르며 힘껏 불꽃슛을 쏘아댔다. 황봉삼을 보호하던 윤정양은 봉쌤의 불꽃슛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아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여학생들의 질타속에 가해자 봉쌤은 허허 웃으시며 미안함을 대신했다. 그 이후로도 봉쌤의 승부욕은 꺼질줄 모르고 계속하여 권쌤팀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난세에는 영웅이 탄생하는법!! 꿋꿋이 살아남은 ‘경현-권쌤’조와 ‘윤정-봉삼’조는 판타스틱4가 쏘아대는 불꽃슛들을 멋진 수비로 공을 받아내면서 팀의 사기를 북돋았다. 계속되는 윤정, 경현의 호수비와 권쌤팀의 벌떼 공격으로 6-2로 벌어졌던 점수는 2-2동점이 되었다. 특히나 봉샘팀의 계속되는 공격들을 너무나 쉽게 척척 받아내는 박경현양은 팀의 ACE란 호칭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윤정양 뒤에서 물찬 제비처럼 신나게 피해 다니던 봉삼군도 권쌤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10분안에 승부가 날것이라고 예측했던 심판진은 30분이 넘어서도 땡볕아래 계속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원래는 3선2선승제를 하려고 계획함..) 그런데 윤정양이 모처럼 공을 잡고 불꽃슛을 하려는 순간!!! 뒤에 있던 봉삼이는 당황하여 윤정의 옷소매를 놓치고 말았다... 놓치면 바로실격이란 사실을 인식한 윤정은 심판진과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보지 못한 듯 했다. 머릿속이 하얘져 정신이 없는 봉삼군에게 윤정양은 뺨을 툭툭 치며 말했다. “범준아. 괜찮아. 아무도 못봤나봐. 우리 계속 플레이하자!” 이미 봉쌤에게 당한 후 불꽃투혼을 보여주던 윤정양의 승부욕은 천봉삼이 말릴 수 없을 정도였다. 윤정양의 당당함에 감동한 천봉삼은 “누나 저만 믿으세요”라며 특유의 눈웃음을 날렸다.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었고 최종적으로 범준-윤정조와 동일-슬기조가 남았다. 동일군은 천봉삼 못지않은 빠른 움직임으로 권쌤팀의 벌떼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녔다. 권쌤팀의 대(大)역전승을 위해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경기에 임했던 윤정-봉삼조는 결국 봉쌤팀의 오복성패스에 의한 원석군의 회심의 불꽃슛으로 처참히 탈락하였다. 봉쌤팀 선수들은 환호했고, 권쌤팀 선수들을 아쉬움에 눈물을 삼켰다. 꼼수를 부린 권쌤팀에게 승리의 여신은 손들어 주지 않았다.
(2편에 계속)
가을운동회 사진은 포토갤러리에 올려놨습니다.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