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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뉴스] 누구 없어요?
- 이선필
- 조회 : 3113
- 등록일 : 2010-10-06
# 1
어느덧 세저리에도 찬 바람이 붑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면 그 다음은 가을.....가을,........가을이라......
기자는 가을만 되면 정신줄을 놓습니다.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 숨 푹푹 쉬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하는
그래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고야 마는 전형적인 가을 남자, 즉 추남인 것입니다.
소싯적엔 기말 시험도 마다한 채 영화를 보러다니고 공연을 보러다니며 홀로
눈시울을 붉혔던 전격감성충만미소년이었던 기자였습니다.
기자는 온 몸으로 세저리의 가을맞이를 준비했습니다.
가을 타는 차가운 도시남자 모드로 돌입할 무렵 기자는 느꼈습니다.
선선하고 청량감 있는 바람이 아닌 피부 깊숙히 파고 드는 바람
뼛속 깊이 관절의 연골까지 침투해 "아유 추워"를 연발하게 만드는 바람.
이건 필시 겨울 바람이었습니다.
가을을 타기는 커녕 지금 당장 리조트를 잡아 스키를 타야할 것 같았습니다.
가을... 세저리엔 가을이 없었습니다.
# 2
우리는 기억합니다. 세저리의 여름이 얼마나 뜨겁고 위대했는지를
뜨거운 태양도 문화관 402호와 202호에 서식하면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세저리 식구들의 우정을 갈라놓진 못했습니다.
홍담은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401호는 열려있으니 언제든 놀려오렴"
태희는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401호는 남는 컴퓨터가 많으니 언제든 놀려오렴"
승환 형은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형 401호에 계속 있을테니 언제든 놀려오렴"
형진 형은 기자에게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나 항상 401호에 있다!"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긴 기자는 어느날 힘차게 계단을 박차고 올라가 힘차게 401호의 손잡이를 돌렸습니다.
웁쓰... 문이 잠겨있습니다.
다음 날 기자는 401호에 갔습니다. 역시 잠겨있습니다. 그 다음 날도 역시 그들은 없었습니다.
굳게 잠긴 문 만이 제 앞을 가로막을 뿐이었습니다.
소문만 들려옵니다. 수경이가 합격해서 세저리를 떴다더라, 영지 선배도 합격해서 떴다더라-
상호는 기숙사에서 칩거 중이라더라-
이와중에 3기도 보이질 않습니다. 세라쿠도 인아도 수업 시간에만 나타나 출첵을 하고선 수업이 끝나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그러고 보니 유라 선배는 애초부터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저리엔 세저리 식구들이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 3
3.5기의 마스코트 슬기는 오늘 새로운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원피스에 하트 무늬가 박힌 스타킹 차림. 대파격이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세저리 식구들은 슬기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무슨 고민 있니?" "어디 놀러 가니??"
주상은 슬기의 패션을 두고 본인의 "연보라색 소녀시대 바지"와 같은 레벨이라며 한 줄 평을 남겼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지영 역시 그 패션은 자신의 하얀 핫팬츠와 같은 레벨이라며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기자는 슬기가 앞으로 세저리 패션이 나아갈 방향을 제안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자에게 슬기는 넌지시 진실을 말해주었습니다.
슬기에겐 바지가 없었습니다..
# 4
아주 없지만은 않았습니다.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던 세저리 식구들은 주말에 옹기종기 모여 김치치즈탕수육을 나눴습니다.
또한 성혜는 어디선가 윤기가 마구 흐르는 찰옥수수를 가져와 세저리 식구들에게 배급했고
세희는 말없이 에이씌!크래커와 빳따 코코넛 크래커를 쟁반에 진열해 놓았습니다.
탕슉과 옥수수, 그리고 크래커의 힘.
그것들은 입맛이 없다며 식음을 전폐한 채 곯아가고 있던 희재를 부활시켰고
M본부 시험 후 예민모드에 빠져있던 우유를 건져냈으며
발제 준비로 위기(영: crisis) 상태에 빠진 재덕과 영신 군에게 활기를 주었습니다.
세저리엔 여전히 우정과 사랑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공채의 후폭풍이 몰아치는 요즘입니다.
다들 눈이 침침해지고 침이 마르며 가끔 헛웃음이 날 것입니다.
개뿔도 없고 쥐뿔도 없지만 기자는 믿습니다.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세저리... 가을 따위 타지 않겠습니다-
침소봉대 편파왜곡 아님말고. 세저리 뉴스는 계속 될 것입니다.
애독자 퀴즈) - 2010 세저리 공채 필기시험 기출문제
다음 중 세저리 3.5기인 이슬기 군과 닮지 않은 인물은?
1)이효리 2)윤은혜 3)최여진 4)수애 5)장미란
* 정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을 통해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