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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MBC 파업, 김현철 선배의 글입니다.

  • 방구붕
  • 조회 : 3160
  • 등록일 : 2010-04-28
저널리즘 특강 두 번째 선생님이셨던
김현철 피디 님의 글입니다.
MBC 파업,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짓말쟁이 사장님은 싫습니다

김현철, MBC PD

1997년 MBC 입사
<PD수첩> <불만제로> <갯벌 그 후 10년> <휴먼다큐 사랑> <아마존의 눈물> 등 연출

지금 저는 파업이라는 정말 무시무시한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저항의 대상은 김재철 사장님입니다. 전국 각지로 촬영을 다니고 편집실에서 며칠씩 밤을 새우며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들은 사장이 누구냐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어차피 사장은 2년, 3년 있으면 떠나갑니다. 우리의 이름을 걸고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김재철 사장님,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만 열심히 만들면 되니까요. 하지만 저는 사장님을 상대로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전선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두 개의 지점이 저를 못견디게 했습니다. 하나는 MBC 공영방송의 수장이 거짓말을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 했다는 것입니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이 엄기영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사장의 인사권을 무시한 채 본부장 2명을 임명했습니다. 결국 수족이 잘린 엄기영 전 사장은 사표를 제출했고 김재철 사장이 임명되었습니다. 방문진이 선택한 두 명의 본부장을 김재철 사장은 바꾸겠다는 약속을 구성원들에게 했습니다. 그리고 조인트 발언이 나왔습니다.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서 조인트를 까인 후 MBC 좌파를 척결하는 인사를 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다음날 김재철 사장은 김우룡 전 이사장이 자신과 MBC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자발적으로 했습니다.

며칠 후 김재철 사장은 천안함 침몰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방문진이 임명했던 두 명의 본부장 중 한명인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소송도 송사에 휘말리기 부담스럽다며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2개의 큰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자신의 입으로 약속한 것을 뒤집은 것입니다. 저는 사장님의 정치적 관계, 이념적 성향, 모두 관심 없습니다. 다만 거짓말을 쉽게 내뱉는 사장님에게는 관심 있습니다. 사장님의 거짓말은 우리 모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김우룡 전 이사장의 조인트발언은 김재철 사장님의 명예뿐만 아니라 MBC 전 구성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발언입니다. 사장님이 나서서 먼저 고소하겠다고 그래서 진상을 밝혀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이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나요?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납득이 되면 저는 파업을 접고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자질문제입니다.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할 만한 사실을 본인의 입으로 또 내뱉었습니다. 자신의 고향인 사천의 주민들을 위해 병원에 기자 신분을 밝히며 전화를 걸어 병실을 잡아주고 형사에게 민원성 전화를 자연스럽게 걸었던 것을 무용담처럼 떠벌리는 사장, 부끄럽습니다. 기자의 특권을 국민이 아닌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그러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 뻔뻔함이 MBC의 오늘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거짓말과 정치인으로서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MBC의 오늘과 내일, 결국 미래를 흔드는 김재철 사장, 우리에게는 좌절과 치욕의 오늘이며 캄캄한 미래입니다. 김재철 사장과의 싸움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우리들의 오늘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는 지점입니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저의 미래를 위해 저는 물러설 수 없습니다.

제목아이콘이미지  댓글수 1
admin 황담   2010-04-28 11:51:18
이겨랴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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