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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그 사람은 거기 있었다
- 곽영신
- 조회 : 3327
- 등록일 : 2010-03-29
#1. 그 남자는 거기 있었다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요? 강의 5시간 이상 안하면 그거 강의 아니잖아요, 과외지.
오늘도 권샘의 강의는 레일 위를 달렸습니다. 권샘의 강의는 월요병을 앓을 새도 주지 않는 우리만의 특별처방약입니다. 그 앞에서 우리는 감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보았습니다. <무한도전>에서만 보던 일산 MBC 로비를 당당히 가로지르던 권샘의 모습을. 그 위풍당당함이란! 우리는 또 보았습니다. 뺨을 붉게 물들이며 넋을 잃고 감상했던 <아마존의 눈물>, 그 다큐의 연출자 김현철 PD가 눈을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조아렸던 남자. 권.문.혁!
그 남자가 시간을 내어 열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엉덩이 근육을 꼼지락거릴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기자 지망생 모두가 "역시 기자보다 PD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쯤에야 수업이 끝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PD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우리의 센스男 권샘. 우리는 정말 괜찮았지만, 그러니까 기숙사 배식 시간이 지나 밥을 못 먹게 된 것이 정말 괜찮았지만, 권샘은 기어이 우리에게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배달시켜 주셨네요.
흐흣.
맛있었습니다.
도시락과 파닭. 이런 조합이라면 5시간 강의 정도는 첫사랑과 입 맞추듯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도전! 열 시간"인가요. 권샘의 열정과 배려, 정말 감사합니다!
#2. 그 여자는 거기 있었다
A양. 오늘은 그녀가 재발견 된 날입니다.
역시 권샘 수업시간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평소 참하고 다소곳한 이미지의 A양은 방송 기획안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섰습니다. 그녀의 기획안은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역시 그녀다운 아기자기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비판과 감시"에 있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우리 세저리안들, A양에게 질문공세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강아지에게 카메라를 장착하면 사람이 등장하는 시간이 너무 적지 않을까요?"
"촬영의도에 맞게끔 동물들의 활동범위를 제한할 수 있을까요?"
빗발치는 질문에 A양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또렷해집니다. 사투리도 섞여 나오기 시작하구요. 그러면서도 모든 질문에 한 치의 막힘도 없이 대답을 해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거세어지는 질문들. 다소곳한 A양이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순간.
"아 진짜 다 잘 할 수 있어욧!"
약간 찌뿌려진 미간, 외마디 외침과 함께 그녀는 단상을 내려갑니다. 강의실은 폭소 도가니가 되었구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가 다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무슨 질문이 그렇게도 많았을까요. A양은 외마디 외침으로 그녀의 당찬 존재를 우리들에게 일깨워주었던 것입니다. 대신 이미지는 약간 타격을 입었습니다. 권샘은 즉시 그녀에게 "강한 여자"라는 호칭을 수여해 주셨으니까요.
방금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 기사에 제 이름 쓰면 안됨"
무섭습니다.
오늘 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위키노믹스> 발제 준비를 해야하니깐요. 어렵습니다. 세저리 입학 이후 최대 위기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모든 분들, 평안한 밤 되시길.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요? 강의 5시간 이상 안하면 그거 강의 아니잖아요, 과외지.
오늘도 권샘의 강의는 레일 위를 달렸습니다. 권샘의 강의는 월요병을 앓을 새도 주지 않는 우리만의 특별처방약입니다. 그 앞에서 우리는 감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보았습니다. <무한도전>에서만 보던 일산 MBC 로비를 당당히 가로지르던 권샘의 모습을. 그 위풍당당함이란! 우리는 또 보았습니다. 뺨을 붉게 물들이며 넋을 잃고 감상했던 <아마존의 눈물>, 그 다큐의 연출자 김현철 PD가 눈을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조아렸던 남자. 권.문.혁!
그 남자가 시간을 내어 열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엉덩이 근육을 꼼지락거릴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기자 지망생 모두가 "역시 기자보다 PD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쯤에야 수업이 끝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PD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우리의 센스男 권샘. 우리는 정말 괜찮았지만, 그러니까 기숙사 배식 시간이 지나 밥을 못 먹게 된 것이 정말 괜찮았지만, 권샘은 기어이 우리에게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배달시켜 주셨네요.
흐흣.
맛있었습니다.
도시락과 파닭. 이런 조합이라면 5시간 강의 정도는 첫사랑과 입 맞추듯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도전! 열 시간"인가요. 권샘의 열정과 배려, 정말 감사합니다!
#2. 그 여자는 거기 있었다
A양. 오늘은 그녀가 재발견 된 날입니다.
역시 권샘 수업시간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평소 참하고 다소곳한 이미지의 A양은 방송 기획안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섰습니다. 그녀의 기획안은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역시 그녀다운 아기자기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비판과 감시"에 있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우리 세저리안들, A양에게 질문공세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강아지에게 카메라를 장착하면 사람이 등장하는 시간이 너무 적지 않을까요?"
"촬영의도에 맞게끔 동물들의 활동범위를 제한할 수 있을까요?"
빗발치는 질문에 A양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또렷해집니다. 사투리도 섞여 나오기 시작하구요. 그러면서도 모든 질문에 한 치의 막힘도 없이 대답을 해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거세어지는 질문들. 다소곳한 A양이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순간.
"아 진짜 다 잘 할 수 있어욧!"
약간 찌뿌려진 미간, 외마디 외침과 함께 그녀는 단상을 내려갑니다. 강의실은 폭소 도가니가 되었구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가 다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무슨 질문이 그렇게도 많았을까요. A양은 외마디 외침으로 그녀의 당찬 존재를 우리들에게 일깨워주었던 것입니다. 대신 이미지는 약간 타격을 입었습니다. 권샘은 즉시 그녀에게 "강한 여자"라는 호칭을 수여해 주셨으니까요.
방금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 기사에 제 이름 쓰면 안됨"
무섭습니다.
오늘 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위키노믹스> 발제 준비를 해야하니깐요. 어렵습니다. 세저리 입학 이후 최대 위기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모든 분들, 평안한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