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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을
- 경진주
- 조회 : 3067
- 등록일 : 2012-04-18
황색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세저리뉴스에서 터트릴 스캔들...은 커녕,
우리 5기들은 머리(?)가 터질세라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하는 모습입니다.
도무지, 아름다운 이야기밖에 전할 내용이 없네요.
# 봄봄봄, 즐겁게 졸아요
봄이 되면 꽃이 피고 나무들, 풀들이 싹을 틔우느라
우리 인간들 기운이 빠진다고 합니다.
자연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우리의 기운을 얻어가는 거라고 하죠.
언젠가…. 춘곤증에 정신없이 졸다 선생님께 무심코 들었던 이 얘기가,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봄이 올 때마다 생각납니다.
그러니 "봄을 타는 건가" 싶게 몸이 무겁고 피곤해도 마음만은 즐겁게, 감사해요.
내 에너지를 얻어 꽃 피울, 푸르를 준비를 하는 자연이 있으니까요.
전 참 좋아합니다.
자연과 인간이 결국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봄’을,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바야흐로 제천에도 봄이 온 것 같습니다.
문화관 오는 길목마다 은은하게 내려앉은 ‘목련꽃 봉오리’가 피어나고 있는데요.
꽃 모양새가 나무에 피는 크고 탐스러운 연꽃 같아 ‘목련’이라 불린다 하죠.
목련은 꽃봉오리가 붓끝을 닮았다고 해서 ‘목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붓끝을 닮은 목련꽃 봉오리에서 탐스런 연꽃이 피어나듯,
오늘도 목련꽃 그늘 아래서 5기들은 기자로, 피디로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네요.
근데 너무 열심히 공부한 탓일까요. 여기저기서 기침소리와 살찌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오고 있는데요.
결국 지난 3월 세저리 입성 이래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진하던(?) 우리 5기 학우 중 몇몇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맑은 정신이 깃드는 법이니까요.
-10kg이나 쪘다며 밤 10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운동장으로 나가 40분씩 뛰고 있는 안모 군.
주말이면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주 빠짐없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죠.
앞으로 ‘돼지껍데기?껍질! 그리고 막걸리 사랑’을 좀 줄인다면, 목표한 바를 충분히 이루리라 봅니다.
-그리고 요즘 문화관 옆 주차장에서 ‘줄넘기 천 번’을 시작한 미모의 두 여학우.
줄넘기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셋째 날인데, 주차장 곳곳에 잠복해 있는 연인들 때문에 운동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위협적인 줄넘기 소리에 몇몇 커플들은 참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뛰쳐나온다고 하지만,
끈질기게 남아있는 이들에겐 ‘쌩쌩이를 돌리며 돌진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운동하길 바라마지 않는 사람은 "33살 최모 군"입니다.
최모 군은 분명 ‘너나 잘해’라며 콧방귀를 뀌어대겠지만, 나날이 활기를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요즘은 ‘캐러멜’과 ‘츄파춥스’ 사탕을 책상 아래에 쌓아두는 것으로도 모자랐는지 ‘말린 다시마’와 역시나 ‘말린 멸치’ 들로,
‘주전부리’의 영역을 확장해 가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더군요.
호기심에 최모군의 다시마와 멸치를 받아 먹어본 여학우들은 그 비릿하고 짠 내에 한동안 말을 잃었답니다.
# ’초식남’ 강모 군, 실은 완전 ‘마초’?
흔히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를 ‘초식남’이라 하죠.
(전 개인적으로 풀과 나무들을 참 좋아해서 그런지, ‘초식남’이 칭찬같습니다.)
아무튼.. 새하얀 피부에 고기를 잘 먹지 않아서 그런가,
어느 샌가부터 5기 여학우들에게 ‘초식남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가 있었으니..
... 바로 강모 군입니다.
원두커피를 내려 앉은 자리까지 배달해주기도 하고, 녹차 맛 알스크림이 먹고 싶다며 ‘뿌잉뿌잉’을 외치곤 했다죠.
하지만 이번 주부터 새롭게 시작한 ‘서평 모임’을 이끄는 강군을 보며,
몇몇 여학우들은 강군이 실은 완전 ‘마초’가 아니었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 넘치는 남자다움’을 갖춘 선에서 말이죠.
고수는 고수를 한눈에 알아본다고 했던가요.
강군과 류자군은 역시나 ‘자유로운 영혼의, 한국 포크의 선구자’라는 한대수의 자서전!!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를 다음 서평 모임의 책으로 강력 추천했습니다.
이 책을 탐탁치 않아하던 다른 학우들 사이에서 차라리 "완전 마초" <희랍인 조르바>를 읽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두 책 간에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한대수는 현대판 조르바(?)’라던 강군과 류자군의 ‘설득 리더십’에 이끌려
결국 다음 책은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로 확정 짓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강군의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 넘치는 설득방식’에
자옥이를 비롯해 다들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입니다.
덕분에 새롭게 한대수님의 인생사에 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으니, 그의 음악도 함께 들으면 좋을듯 하네요.
그토록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를 외치던 류자군이 음원.. 보내주겠죠?
# 추신
꽃피기 직전의 ‘목련꽃 봉오리’는 ‘비염’에 좋은 약재로도 쓰인다고 하네요.
환절기 콧물/코막힘에 고생 중이신 분들..
오가며 목련꽃 봉오리를 말려 차로 마셔보시길 추천합니다.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