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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포토뉴스] ★스승의 날 특집★ 세저리 재롱잔치
- 김희진
- 조회 : 3595
- 등록일 : 2011-05-23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지난 20일 서울시 모 감자탕 집에서 세저리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뽕-쩨-꿘쌤 3인방을 비롯해 세저리 3,4기 재학생들, 그리고 1,2기 반가운 선배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감사의 마음을 나눴습니다. 우중충한 날씨 탓에 우울할 법도 하건만 이날 세저리의 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그 뜨거운 현장을 소개합니다!
#1. 반가운 얼굴들 "선배들이 돌아왔다"
이날 수많은 이벤트와 선물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세 분의 쌤들을 가장 기쁘게 했던 것은 바로 1,2기 선배들의 등장이었습니다. 현장 일이 바쁘다보니 모두가 참석하진 못했지만 낯설고도 반가운 얼굴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스승의 날 행사는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는 1기 하늬 선배님을 시작으로 "B급 미남에서 C급 미남으로 전락"했다는 2기 상윤 선배님에 이르기까지 사진으로만 보던 얼굴을 직접 만나니 교수님들 못지않게 세저리 재학생들의 마음도 벅차올랐습니다.
#2. 얇은 팔 하이얀 손목은 삐걱 거려서 봉술레라
승무의 재탄생 "봉무"
이 벅찬 마음을 채 가다듬기도 전에 감자탕집을 순식간에 점령한 "재롱잔치"가 시작됐습니다. 쌤들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세저리인들이 며칠 동안 고민하고 연습한 이벤트였죠! 그 첫 스타트는 뽕쌤 추종 유랑단의 공연!!
그들은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위대한 령도자 리봉수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현수막으로 관중들을 선동하기 시작했죠. 그리곤 3기 곽군과 세희양의 묘한 멜로디언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볼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곽군은 곧 숨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으나 보는 이들은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죠. 이에 제쌤께서는 참지 못하고 "세희 너는 이럴려고 기악 전공했니?" 하고 일침을 가하기도 하셨습니다.
멜로디언 연주에 맞춰 4기 동일군과 혜정양의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제목은 "봉무",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죠!
봉무
곽영신
얇은 팔 하이얀 손목은
삐걱 거려서 봉술레라
밤지새운 과제 첨삭
핏빛 워드에 감추오고
두 눈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퀭해서 서러워라
한겨레 시민칼럼 말없이 쓰는 밤에
이사층 그 누구도 안 건드는데
가디언 봐와서 수준은 높고
즐거운 듯 짜증내며 급격히 변화하는 참그성격이여
쪼끔 미안함 살포시 들어
무설탕 몇 개 찐빵에 모두오고
복사꽃 멘티 입에 아롱질 듯 또 칼국수야
애원에 시달려도 메뉴는 또 두부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날려 치는 뻥이
울린 여자들 스물 세명인 양하고
이 밤사 제자들도 바라는 건강인데
얇은 팔 하이얀 손목은 삐걱 거려서 봉술레라
(위 시는 조지훈님의 시 "승무"를 개작한 것입니다)
#3. "그래서 원석이 말은..."
제쌤의 도플갱어를 꿈꾼다!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었던 유랑단의 봉무 낭송이 끝나고 제쌤 멘티들이 쭈뼛쭈뼛 무대 위로 올라왔습니다. 일렬로 나란히 서서 뭘 하려나 하던 찰나 갑작스레 4기 수진양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불현듯 그녀는 손을 뻗어 머리뽕에 잔뜩 힘을 주더니 "지금부터 단비뉴스 회의를 시작하겠어요" 하며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목소리, 말투, 눈빛!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때 4기 반장 원석군이 손을 들며 의견을 표명하려 합니다. 그러자 그녀,
"그래, 원석! 얘기해 봐!"
" 좋은 아이디어에요! 이걸 원석이가 취재를 한번 해 봐!"
"(콜록콜록) 준석아, 물 좀!"
누군가를 흉내내기 시작했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그녀는 마치 제쌤의 도플갱어 같았어요! 그녀를 지켜보시던 제쨈, 매우 흡족해보이셨습니다. 눈빛으로 "그래, 어디 더 해 봐!" 하고 말씀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죠!
그들의 충격적인 무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회의를 마친 그들은 갑자기 뒤를 돌더니 숨겨놓았던 무언가를 품속에서 꺼냈습니다. 그리곤 가면처럼 생긴 그 무언가를 얼굴에 착용하더군요. 그들이 뒤돌았을 때, 그 충격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소녀시대의 Gee 안무를 추는 이 깜찍한 친구들의 얼굴 위에는 봉쌤, 제쌤, 권쌤의 얼굴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폴짝 폴짝 춤을 추는 모습보다 이 가면의 등장에 다들 넋이 나갔죠. 그들의 춤사위가 격렬해질수록 선생님들께서 춤을 추는 모습이 겹쳐지면서 기자는 그들이 마냥 귀엽지만은 않았어요. (사실 조금 무서웠습니다!)
#4. "권쌤의, 권쌤에 의한, 권쌤의 위한" 시상식
권쌤, 영양대상 거머줘
앞선 두 무대가 굉장했던지라 차례가 권쌤의 멘티들은 차례가 다가오자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감자탕집에는 세저리인 말고도 다른 손님들도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모두가 이벤트 하기를 망설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막상 멍석을 깔아주니 모두가 죽기 살기로 해내는 것이 아닙니까! 권쌤 무리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감색 자켓에 커다란 초록색 리본타이, 얼굴을 반쯤 덮은 썬글라스를 착용한 4기 꽃호근 군의 입담으로 기묘한 시상식이 막을 열었습니다. 꽃호근 군은 걸쭉한 목소리와 특유의 말투로 금세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죠. 본격적인 시상에 앞서 축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호근군 말에 따르면 홍대에서 22년(?) 가수 생활을 한 SM 소속의 가수인 기자가 "If I ain"t got you"의 한 소절을 불렀습니다. (여기서 SM은 "세명대"를 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질세라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3기의 가수 지영군도 노래를 부르려 하지만 곧 사회자에 의해 저지당합니다.
축하무대가 끝나고 시상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봉무에 서린 한, 칼국수와 두부에 지친 봉쌤의 멘티들과 달리 권쌤 멘티들은 매주 고기와 해물 등 영양 보충을 하고 있다고 하죠. 이에 수여하는 상 "영양대상!" 권쌤은 이날 영양대상을 비롯해 각종 부문 상을 휩쓸어 상장과 과일사탕으로 엮은 목걸이, 금종이 왕관, 물총 장검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어 수상을 축하하는 또 다른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이름하야 "김승태와 성인들!" 3기 세라, 4기 승태, 슬이를 필두로 한 권쌤 무리들은 오렌지캬라멜의 노래 "아잉"에 맞춰 깜찍한 춤사위를 선보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문혁아, 사랑해!" 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포토타임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세저리인들의 재롱잔치 덕에 선생님들과 선배들, 재학생 모두 배가 아프게 웃었습니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모두 훌륭한 무대였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열심히 노력해 준 세저리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저희를 위해 항상 애써 주시는 선생님들께 세저리를 대표해 다시 한번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문득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으니 스승의 날이 참 좋은 날이다"라는 한 선배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소소할지라도 일상에서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세저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았던 재덕오빠의 말처럼 이봉수, 제정임, 권문혁 선생님께서는 "한국 언론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시는 분들"이고 우리 모두는 "그 미래의 주인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