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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졸업생들의 사다리 타기
- 저널리즘대학팀
- 조회 : 30068
- 등록일 : 2019-04-23
4기 윤지원이 <경향신문>에 경력기자로 입사했습니다. 캐나다 명문 퀸스대를 나온 지원은 <중앙일보> 계열 영화주간지 <매거진M>에 입사했다가 <뉴스1>으로 이직했고, 이번에 <경향>으로 또 옮긴 겁니다. 이 기회에 최근 이직한 졸업생들의 동정을 모아봤습니다.
2기 이애라는 여론조사기관인 TNS코리아에 입사해 책임컨설턴트까지 승진했다가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리서처로 이직했습니다. 3기 구세라는 <한겨레> 시민편집인실에 추천으로 들어갔다가 계열사인 <허핑턴포스트>로 옮겼고, 다시 NHN(네이버)로 이직했습니다. 포털도 이제 우리 영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쓰다 보니 2,3,4기에서 한 명씩 좋은 직장으로 옮겨간 사례가 있네요.
5기는 없을까 해서 살펴보니 류대현이 있습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던 대현은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국회의장 공보실 전문직으로 스카웃됐습니다. 의원 인턴으로는 지금까지 셋을 추천했는데 <오마이뉴스>로 간 박소희를 빼고 둘은 전문직과 비서관으로 자리잡은 걸 보면 국회가 좋긴 한 모양입니다. 언론인과 정치인은 현안을 잘 따라가야 하고 글과 말 솜씨가 좋아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6기는 <뉴스타파>에서 KBS로 옮긴 김남범과 <시사저널>에서 <한겨레>로 옮긴 박준용이 있네요. 준용은 <한겨레>에 가자마자 가짜뉴스 생산의 소굴인 에스터기도운동을 파헤쳐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는 등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7기는 대이동이 벌어졌습니다. 좀 작은 언론사에 근무하던 정성수, 조민웅 등이 지난해 말 KBS에 합격했고, 얼마 전에는 CJB(청주방송)에 다니던 계희수가 우리 <단비뉴스>를 빼고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대안언론이라 할만한 <충북인뉴스>로 이직했습니다. <셜록>과 <국민TV>에서 경력을 쌓은 김다솜도 며칠 전 <충북인뉴스>에 가세했습니다.
8기는 최근 손은민이 MBC, 문준영이 KBS로 이직했습니다. '특종전문기자' 준영은 <제주CBS>로 입사한 뒤 <뉴스타파>로 스카웃돼 잠시 '서울깍쟁이'가 됐다가 다시 <제주KBS>로 내려갔습니다. 홀어머니를 모시는 게 이직의 주요 동기였다고 합니다.
9기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이직자는 없지만, 지난 연말 손준수, 박진영, 민수아가 KBS 기자로 동시합격했지요. 아직은 '입봉작'이 방송됐다고 자랑하는 '연조'인데 막상 보면 리포팅이 자연스럽지 않아 안쓰럽기도 합니다. 글을 잘 써 면접에 몇 번이나 진출했지만 내성적이어서 고배를 마신 민수아는 청주KBS에 배치됐는데, 다행히 캡이 4기 진희정이어서 안도하고 있다네요.
10기는 고하늘이 KBS PD로 합격해 전체 입사동기 기수장으로 뽑힌 뒤 지역으로는 모두 선망하는 대전으로 배치됐습니다. 입사동기 중 세저리민이 8명이나 있었으니 기수장 선발이 공정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YTN 나혜인과 CBS 박진홍은 수습 시작 뒤 전화도 없는 걸 보니 아직은 오줌똥 못 가리는 것 같습니다.
10기 소식을 하나 더 전한다면, 김미나가 <한겨레> 사업국이 서울중구청과 손잡고 만드는 가칭 <중구닷> 창간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연봉 같은 근무 조건은 한겨레 공채기자와 같다고 합니다. <한겨레> 사업국장이 추천 의뢰를 해와 미나를 보냈는데, 한때 일이 너무 많다며 창간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하는 바람에 사업국장이 나에게 '말려달라'는 SOS 전화를 한 적도 있습니다. 사업국장은 "저렇게 잘 훈련받은 인재는 다시 뽑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월간으로 내게 되는 이 잡지는 중구의 사람과 공간 얘기를 주로 담을 예정인데, 미나는 대산재단 장학생으로서 원래 지역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이 즐거우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지요.
언시생은 누구나 좀 늦더라도 메이저 언론사에 단도직입하는 '정공법'과 마이너 언론사에 들어가 '경력'으로 건너뛰는 '우회공격' 사이에서 고민할 텐데, 일단 사다리에 발을 걸친 뒤 성벽을 타고 오르는 선배들의 '공성법'도 배웠으면 합니다. 지금도 마이너 언론사 세 군데서 추천의뢰가 들어와있지만 보낼 사람이 없는데,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206명 졸업생과 70명 교수강사진이 범언론계에 포진해있으니 더 나은 언론사로 올라가는 데도 튼튼한 사다리가 되어 줄 겁니다. 실제로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여기서 '커넥션'을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ㅎㅎ
지난 목요일에는 세저리 출신 국회 출입기자들이 나도 후원하는 중진 국회의원을 모시고 회식을 하면서 내게 전화를 걸어와 돌아가며 통화했는데 무려 9명이나 됐습니다. 세저리 출신은 청와대에도 3명이 출입하고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와 서초동 법조타운에는 세기도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
동문끼리 무리짓는 것은 좋지 않지만 우리 세저리 공동체는 부작용보다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한편으로 기레기가 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자정기능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들과 선후배 2백여명이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봉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