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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비운의 유망주" 기민도 서울신문 합격
- 관리자
- 조회 : 20151
- 등록일 : 2017-04-01
8.5기 기민도가 <서울신문> 기자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1년반 만에 이룩한 민도의 합격은 본인은 물론 나(봉샘)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민도는 특히 입학하고 얼마 안 됐을 무렵 그런대로 괜찮은 언론사에 합격했는데 "네가 놀기엔 물이 좀 작다"며 입사를 말린 원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기에 "꿈을 현실에 맞춰 축소하지 말라"며 "스쿨에서 대기자가 될 준비를 하라"고 조언했지요.
그러나 최종면접에서 계속 낙방하자 "내가 족집게도 아니면서 한 인생을 망친 건 아닌지" 후회막급이었습니다. 민도는 자기성찰이 상당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내성적이라는 "성격결함"(언시생으로서)을 갖고 있었습니다. 면접 전에 나한테 조언을 구하러 왔을 때도 나를 응시하지 못하는 민도에게 시선 고정 훈련을 할 정도였지요.
그러나 유능한 기자나 글쟁이들은 거의가 내성적이라는 점에서, 면접을 통과한 민도는 <서울신문>의 유망주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기자의 용기는 성격이 아니라 역사의식과 비판의식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단비서재에서 늘 공부에 몰입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러웠는데 시험에 붙고나면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을 테니 "지연 입사"는 민도에게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민도와 오늘 주고받은 메시지를 거슬러 올라가보니 새해 인사말에 내가 답하기를 "그래.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올 상반기엔 좋은 소식 있을 거다"라고 했네요. 내가 족집게여서가 아니라 노력이 보상받는다는 건 과학입니다.
<서울신문>은 알다시피 신문 중에서는 자금줄이 가장 확실한 데다 요즘은 논조도 좋아 보입니다. 인터넷으로 여러 신문을 보다가 균형잡힌 기사여서 매체를 확인하다보면 <서울신문>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어느 도시든 도시 이름을 딴 신문이 대개 권위지로 군림하는데 <서울신문>도 한국의 "공영신문"이 됐으면 합니다.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선다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그리고 사주로부터 독립된 신문이 왜 불가능하겠습니까?